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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Licensed to Kill,Hired Guns in the War on Terror)

요즘 전쟁에 관한 책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6.25가 다가와서 그런가...세상이 좀 뒤숭숭해서 그런가...
아무튼, 얼마전에 다 읽은 책입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 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간군사기업 (Private Military Company,PMC)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PMC들은 미군의 막사 건설, 식당 운영 같은 전쟁에 필요한 일이지만, 군대가 직접할 필요는 없는 일들을 아웃소싱해서 맡고 있다는데요.그런 일 외에도 테러와의 전쟁 이후 급증한 경호,보안 수요에 대응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고 합니다.
이책의 좋은 점은 비즈니스 기회를 날쌔게 챙긴 PMC 기업가들의 이야기 뿐 아니라 전쟁 현장에서 경호 업무를 하고 있는 청부인들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단지 총에 미친 용병들이 아니라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목숨 걸고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군대,경찰에서 10-20년 경력을 쌓았지만, 일반 사회에서 이들의 전문기술은 별반 쓸 일이 없었고, 주택 대출금,아이들 학비를 벌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보수가 후한 PMC의 직원으로 전장에 다시 나서게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정부는 PMC와의 계약으로 전쟁에 대한 책임도 아웃소싱 합니다. PMC가 작전에 실패하거나,민간인을 죽이는 사고를 치면,정부는 해당 업체와의 계약을 취소하면 그만입니다. PMC의 직원이 사망하면 정해진 보상금을 주면 끝이죠.
연금을 줄 필요 없고, 어떤 예우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시신과 함께 보험금 6만달러 정도만 주면 끝난다고 합니다.
PMC들은 단순한 경호업무에서 벗어나서 더 큰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가령 분쟁 지역에 유엔을 대신해서 평화유지 업무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골치 아픈 국가간의 조정을 통해 군대를 파견하는 것보다 돈만 주면
PMC가 가서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어찌면 그럴듯하죠. 입시 경쟁에 학교가 학원에 당할 수 없는 것처럼 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든가,국가간의 이해 조정을 해야할 필요 없이 그냥 돈만 주면 총들고 탱크와 헬기까지 동원 가능한 PMC가 나서겠다는 겁니다.
아직은 PMC들이 어느정도 합법의 틀안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무력이 정부의 틀을 벗어나게 되면 전쟁에서 민간인과 군인의 구별도 없어지고, 어떤일이 생길지 모르는거죠. 실제로 아프리카에서는  석유 자원을 노린 쿠데타를 위해 펀딩을 해서 추진했던 사례까지 있었으니까요. 전쟁을 비즈니스 기회로만 삼는 기업들이 판을 치게 되면 그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없는 전쟁도 만들꺼라는게 뻔하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by 민서 | 2010/04/23 11:54 |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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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택씨 at 2010/04/24 15:05
이런쪽의 사업이 점점 영역을 확장하는 모양이군요. 얼마 전에 듣기로는 경호를 핑계삼아 일부 전투를 담당한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만....
예전에 프랑스 용병처럼 시장을 무한정 확장하지는 못하겠죠.
Commented by 민서 at 2010/04/26 10:47
택씨 / 책에 묘사된 상황을 보면 사실상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고 봐야겠더군요. 만약 이라크,아프간 전쟁이 끝나게 되면 그들 업체들은 어디로 갈까요...새로운 시장을 만들려고 할게 틀림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Commented by 城島勝 at 2010/04/26 16:27
수요가 없으면 만들자는 것인데, 모노폴리 게임도 아니고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노는 것인만큼 참으로 곤란한 일입니다. 쩝...
Commented by 민서 at 2010/04/27 11:33
城島勝 / 아직 PMC들이 노골적으로 그렇게 움직이지는 않지만,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어떻게 할지 뻔이 보이는 듯 합니다. 저자도 그런 점을 많이 우려하더군요.
Commented by 레이커 at 2010/05/27 08:33
덧글에 PMC가 보여 스피커 얘기인줄 알고 들어왔습니다.
필요에 의해 인력을 만들고 필요없어지면 인력을 버리다 보니... 버려진 인력들이 살 방법을 찾는가 보네요.
Commented by 민서 at 2010/05/27 11:22
레이커 / ㅋㅋ 저도 PMC라고 하면 스피커가 먼저 생각납니다.^^;; 만약 북한정권이 붕괴된다면 북한의 전문인력도 세계 시장에 프리랜서로 나오겠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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